
#. 케이팝 스타
케이팝 스타를 만난 적이 있다. 매니저도 없이, 마스크와 모자로 다 가리셨지만 알 수 있었다. 몇 번 출연하신 프로그램을 보며 스며들게 호감이 가던 연예인이었다. 그리 길지 않은 비행이기도 했지만, 화장실을 한 번 안 가시고 다 가린 채 주무시기만 했다. 인사라도 하고 싶은데 편히 쉬셨으면 하는 마음에, 소소한 팬심을 담아 자리에 메모로 인사를 남겼다. 하기 하시면서 인자한 미소로 인사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괜한 팬심에 호들갑 떨지 않고 조용히 모른 척 잘 지나갔어.
어느 날 비행에 처음 만난 동료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케이팝 스타의 찐팬인걸 알게 됐다. 나 기내에서 만났었어했더니 "꺅"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지나가던 승객이 우리를 쳐다봤다. 알고 보니 정말 찐팬이었다. 내가 일하면서 그 케이팝 스타를 만났던 그날, 그녀는 휴가를 내고 공항에서 그 케이팝스타를 기다리고, 사진을 찍고 있었단다. 너무 귀여워.
#. 다시 만난 아가
보통 기내에서 아기가 타면 '아, 오늘도 기내엔 울음소리 가득하겠구나' 한다. 크루싯 바로 앞자리 좌석, 엄마 무릎 위에 조용히 앉아 가던 그 아기는 달랐다. 조용하고, 얌전했다. 너무 귀여워 문득문득 쳐다봤는데, 랜딩 이후 아기가 갑자기 기내 바닥에 구토를 했다. 물티슈 등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드렸는데, 아기의 부모는 너무나도 미안해하셨다. 나는 당연히 괜찮다고, 염려 마시라 했다. 아기가 너무 얌전하고 예쁘다고 인사하며 하기를 도와드렸다.
5일 뒤 쯤이었을까. 동일한 퀵턴 비행을 하던 중, 밀 서빙을 하는데 너무나도 낯이 익은 아기가 날 쳐다본다. 혹시 그 아기인가? 하며 조심스레 부모님께 우리 만난 적 있지 않냐고 여쭤봤다. "맞아요! 구토했던 아기예요!" 하시는데 서로 웃음이 터졌다. 어쩜 이런 인연이 있을까. 내 비행에 2번이나 타시다니. 귀여운 아기 그리고 예의 바르셨던 부모님을 다시 기내에서 뵈니 신기하기도 하고, 또 행복하기도 했다.
#. 우연히 만난 친구들
정말 우연히 친구나 지인을 기내에서 만나기도 하는데, 그렇게 우연찮게 만나면 참 재밌다. 어떤 친구는 비행기 탑승 직전에 나를 발견하고 카메라를 들이대 찍기 시작한다. 꼭 그런 날은 그루밍이 마음에 안들 때다. 좀 더 예쁘게 하고 출근할걸 후회한다. 어느날 우연찮게 내 비행에 탑승했던 아이 셋 엄마인 지인분은 아이들을 데리고 갤리로 찾아오셨다.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날지 모르니까 그루밍 더 신경 써서 다녀야지. 그래도 지인을 만나면 언제나 행복해진다. 감사하다.
'기록 > 비행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Ep3. 유난히도 힘든 날이었다. (0) | 2026.01.29 |
|---|---|
| Ep2. 최고의 오피스 뷰. (0) | 2026.01.19 |
| Ep1. 행복은 꽤나 귀엽다. (0) | 202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