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
- -
- 감독
- 타히르 라나, 에릭 워린
- 출연
- 키이라 나이틀리, 브렌다 블레신, 짐 브로드벤트, 샘 클래플린, 헨리 체르니, 에디 마산, 헬렌 맥크로리, 소피 오코네도, 마크 스트롱, 피파 베넷-워너
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게 된 영화, 샤를로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요즘 읽는 책에서 '삶의 유한성'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던 중에 만난 영화라 더 깊은 의미를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결정을 하고 살면 의미 있는 걸까. 인간은 어쨌든 죽는다. 그 순간이 언제일지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대한항공 항공기를 타고 식사하면서 볼 영화를 우연히 고르게 됐는데, 되도록이면 의미있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았으면 했고. 샤를로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인데 예고편을 보니 뭔가 달랐다. 나치 유대인학살의 시대에 한 여성의 이야기인 것 같아 선택했다.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나치시대 배경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등장하는 샤를로트는 그림에 재능이 뛰어났다. 나치 시대에서도 당당하게 최고의 명문 미대에 합격하고 공부를 하지만, 곧 퇴학을 당하고 만다. 의사인 아버지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거의 죽기 직전 도망을 나오게 된다.
아버지는 자신이 회복할 때까지 몸이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로 가서 그분들을 돌보아 달라고 부탁한다. 샤를로트는 시골마을, 그리고 다시 프랑스로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돌보지만 쉽지 않다. 할머니의 자살시도 사건을 통해 샤를로트는 할머니의 여동생, 자신의 엄마, 이모까지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할머니는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할아버지는 샤를로트를 원망한다. 자신도 죽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할아버지에게 샤를로트는 결국 독약을 섞은 음식을 먹이고 만다.
샤를로트는 할머니의 자살, 할아버지의 죽음 그 이후, 다시 시골 마을로 내려가 자신이 겪은 일들, 가족이야기를 모조리 그림으로 남긴다. 그녀가 그 기간 동안 남긴 그림은 1,000여 점이 넘는다고 한다. 샤를로트의 그림들은 최초의 만화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어떻게 이렇게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냐고 질문했더니, 그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삶의 유한성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서약하고 얼마지 않아, 그녀와 그의 남편은 나치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샤를로트는 그렇게 26세의 나이에 5개월 된 뱃속의 아이와 함께 나치수용소에서 죽는다.
독일 유대인 박물관에서 샤를로트의 작품이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꼭 한 번 그녀의 그림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독일 나치시대의 히틀러, 캄보디아 폴포트.. 정말 다시는 있으면 안 될 일들이다. 무고한 생명들이 너무나도 많이 희생됐다. 가볍게 시작한 영화였는데, 내가 속한 사회를 그리고 삶의 유한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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